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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온 기도회 지부 소식 | 일본 삿보로





                                              1)
                  미즈시로 토모코  부인을 천국에 보내드리며


                                                                                            이 봉 2)




                    2020년 11월 18일 토모마마(媽媽) - 그녀는 나의 일본인 엄마로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불
                  렀다.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2월에 갑자기 유선암 진단을 받으시고 한참 씩씩하게
                  항암 투병을 잘해 오셨는데, 갑자기 병세가 나빠지셔서 결국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가슴이 먹먹해지고 낯설다.
                    나는 그녀를 삿포로국제교회에서 만났다. 2008년 봄에 같이 북경에 선교여행도 가고, 나의 어
                  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일을 계기로 내게 먼저 다가와 주셨다. 일본 생활이 20년이 되었는데,
                  대략 15년 정도를 그녀와 함께 지낸 것 같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뿐 아니라, 오랜 공부를 마치고 취직하고 또 이직했
                  던 순간에도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서 위로해주고 축하해 주셨던 분이다. 그뿐이랴. 고독한 학업
                  의 시간을 보낼 때, 나보다 훨씬 젊은 감성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써주신 수많은 엽서와 편지글,
                  손수 해주신 요리와 마음을 담은 선물들까지 정말 헤아릴 수도 없다.
                    사랑의 은사를 명확히 가진 분. 부지런한 손과 발을 가진 분. 그 사랑에 거할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게 큰 복이었고 하나님의 사랑이었음을 고백한다.


                    한번은 이렇게 여쭤본 적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깨알같이 글을 적어서(어떤 때는 그림까지)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지요?” 그랬더니 토모마마의 말씀은 “물건이나 돈을 보내는 것이 아

                  니라 마음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글을 쓴다.”고 하셨다.
                    마음이 먼저이기에… 나에게도 그런 섬김의 모습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한참 아래
                  구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2020년 11월 21일 비가 오는 토요일 오전, 발인 예배를 마치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어서
                  화장터로 향했다. 부모님을 모두 토장으로 모셨기에 화장은 나에겐 너무 낯설었다. 한국에서는
                  화장이 끝나면 직원이 분쇄기에 유골을 분쇄해서 유골을 담아 준다고 하던데, 일본의 화장 문화

                  는 조금 다르다. 화구에 들어갔던 관이 그대로 나오면 유골을 유족들과 지인들이 직접 유골함에



                  1) 일본인 성도로 중국어가 능통해 중국 유학생들의 어머니 역할을 하던 빌리온선교회 기도후원자이시다.
                  2) 일본 북해도 상과대학(北海学園 北海商科大学) 한국어교수로 빌리온선교회 기도후원자이다.



          G.123_ 22 |  23_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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