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동로인 19년 1-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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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칼럼|
오래된 약속
김두호 이사장
(빌리온선교회 이사장)
“내일모레가 개학이잖아? 아이, 학교 가기 싫어!”
학생의 말이 아니다. 밑도 끝도 없이 바쁜 3월 개학을 앞둔 어느 교사의 말이다. 우리가 학생일 때에
는 선생님도 이렇게 개학을 싫어할 줄은 몰랐다. 선생님들에게도 방학은 짧기만 해서 늘 아쉽고 개학이
란 조금 더 미뤄졌으면 하는 일인가 보다. 그러나 3월 개학은 방학을 맞이할 때부터 모든 당사자에게 지
난 12월 이미 예고된 약속이었다.
지적으로 창조된 인간은 어떠한 형태이든 약속을 의식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출생이 기쁘지만, 사실
은 사망이 예고되어 있다. 창조 후에는 직선 사관에 의하여 종말이 예고되어 있다. 어떤 약속은 마지막
때를 알고, 어떤 약속은 징조만 알고 때와 기한을 모를 뿐이다.
예전에는 2~30년의 근속이 대단한 것인 줄 알았으나 은퇴가 다가오면 그것이 한순간이며 예고된 순
서였음을 다시 기억하게 된다. 한 개인의 젊은 시절의 패기도 화석화 되어가고 예전의 노련함과 노숙함
이 어느덧 노욕과 노망으로 불리게 된다.
당대의 역사적 업적과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도 가는 세월을 어지간히 아쉬워했나 보다. 전도서
에서 그는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후일에는 다 잊힐 수 밖에 없는 오래된 것임
을 알고 사는 것을 미워한다고 하며 이 찬란한 생애도 잠깐 지나갈 뿐이라고 하였다.
구약이 한참 진행되어 가던, 역사의 시간 속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중간기를 거쳐 이미 신약시대가
예비 되어 있었고, 홀연히 우리의 역사 속에 오신 예수님은 33년 짧은 생애 가운데 B.C.와 A.D.를 가르
시고, 인류에게 사랑의 새 역사를 열어 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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