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빌리온 G123
P. 17
만들고, 연극도 같이 하면서 아이들에 관한 관심이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신학교 2학년 재학
당시 ‘농어촌 선교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2~3시간 거리의 농촌을 구석구석
다녔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을 진행하였는데, 두 분의 전도사님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
하였습니다. 그날따라 길이 너무 막혀서 전도사님의 인형극 공연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미 모
여 있는 아이들을 실망하게 하자니 미안하고, 아쉬웠습니다. 장비가 다 있었기에 그동안 옆에서
지켜보았던 제가 해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제가 하려고 하니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인형극이 끝
난 후에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
까지 하나님이 주신 열정으로 인형극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이 인형극의 효과는 한국보다 C국
에서 엄청났습니다. C국은 보는 문화라 그런지 인형극에 대한 호응도 좋았고, 인형극에 관한 관
심과 인형극을 배우고자 하는 수많은 제자도 생겨났습니다. 이제는 제 C국 제자들이 후배 양성
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인형극은 어떠한 매력이 있나요?
인형극은 관객과 이야기하면서 진행할 수 있기에 재미있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또한 지켜
보는 이들의 반응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인형극 안에 장소와 상황을 함께 보기에 현장감이 있
습니다. 그래서 어른과 아이 상관없이 인형극 내용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인형극의 내용은 성
경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영화나 TV는 화면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만, 인형극은 관중하고 대화가 되면서 진행이 되기에 몰입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인형극의 준비 및 진행, 프로그램은 어떻게 되나요?
모든 인형은 손수 제작합니다. 한 땀 한 땀 만드는 것이 인형극의 시작이며 재미입니다. 공연
을 시작한 지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긴장됩니다. 그렇기에 공연하기 전까지 공연에 필요한
목소리를 연습하고, 수천 번 한 공연이지만, 오늘의 대상자가 누구인지 어떠한 표현을 해야 할
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모든 공연의 내용은 같지만 보는 사람, 듣는 사람에 따라 변하기에
매번 다른 공연을 보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한번은 C국 나환자병원에서 공연할 때였습니다.
초반에 웃기기 위해서 많은 힘을 쏟았으나, 웃지 않은 환자들을 보며 ‘이번 공연은 망했구나’라
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후에 병원
| 17_2021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