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동로인 19년 1-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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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집 앞마당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헤드폰으로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며칠을 잠을 못 잤다. 육로가 다 차단되고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선교단체와 외교부의
도움으로 아내와 딸과 함께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귀국 후 디브리핑과 의료적 검사를 다 받았지만,
지속적인 두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인 딸도 두통과 수면장애를 겪었지만, 상담(미술치
료)을 통해 잘 극복하고 삼 년이 지난 현재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성도들을 두
고 자신의 가족들만 빠져나온 상황에서 마음이 아프고 지금까지 끊임없는 두통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
다.
(2) B선교사 : Ca에서 이십대 후반부터 삼십대를 다 보낸 B선교사는 독신 여선교사이다. 매사에 적극
적이며 긍정적으로 선교사역을 잘 감당하다가 기술학교 학생들을 돌보며 복음으로 섬기던 중에 내부
의 고발자로 인해 학교가 폐쇄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할지라도 끊임없이 학생들을 섬기며 돌보던 중
에 계속 사역의 위험을 느끼고, 후원교회에서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를 결정하고 옮길 수밖에 없었다.
내부 고발자의 배신과 학교를 빼앗으려는 음모를 참을 수가 없었지만, 이조차 주께서 역사하셔서 힘들
게 하던 원주민 사역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또다시 새로운 사역지에서 열정적으
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다 새로운 사역지에서 몸에 이상을 깨닫고, 국내로 들어와 검사 중에 암
이 발견되고 수술과 치료를 하며 투병하였다.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동역자 B선교사는 이제 주님 품
에 있다.
(3) C선교사 :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십여 년 동안 독신으로 사역하였고, 결혼 후 남편과 아들과 함께
재입국하였다. 늘 긴장 속에서 사역하는 선교지의 기후는 사계절 습도가 늘 높아 벽에서 물이 줄줄 흐
르는 상태였다. 또한 주변의 많은 공장들의 굴뚝에서 나오는 공해로 숨 쉬는 것이 힘들었다. 어느 날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개 속을 자전거를 타고 자녀의 학교귀가를 돕다가 이러다가 죽겠구나 생각을 하였
다.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 어느 새벽에 손과 팔이 뒤틀리는 것을 경험하고, 또 잠을 자던 새벽시간에
숨이 막혀오고 심장이 터질 듯이 빨리 뛰는 경험을 몇 차례 하였다. 정상적인 음식섭취에 문제가 생기
고, 수면에 장애가 생기고, 갈수록 살이 빠졌다. 결국 가족이 모두 귀국하게 되었고, 귀국 후 의료적 검
사를 하였지만, 기능적으로 심장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고립된 선교지에서 사역을 하다
가 공황장애가 온 것이었다. 자신이 공황장애임을 인정하기까지 몇 달의 시간이 걸렸고, 이 사실을 받
아들이자 오히려 증상은 안정적이 되었다.
4) 영적 위기상태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고 본국을 떠난 사역자들이다. 사역이 시작되면, 목
적지를 향해서 열심히 달려간다. 달리던 기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걸어도 몇 백 미터는 그냥 달리는
데, 이 비자발적 귀국이라는 사건은 영적 위기로 이어진다. 감격, 감사와 용서의 마음도 없어져 불평하
고, 율법적, 형식적이 되며, 성경읽기와 기도하기조차 어려워진다. 그러다가 하나님에 대한 분노와 낙
심에 이르게 된다. 비자발적 귀국 후의 영적위기를 노만 라이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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