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동로인 19년 1-3월호

발적 귀국으로 인해 사역이 멈춰지자 가치상실로 인해, “내가 더 이상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기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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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면 나는 누구인가?” 라는 혼돈을 겪게 된다. 그리하여 선교사로서 정체성뿐만 아니라 영적 위기
인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이 의심되어, 힘든 과정을 거치며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어느 비자발
적 귀국선교사는 “쉼은 더 큰 불안감을 야기할 정도로 큰 고통이었다. 일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의 쉼
은 나를 더 깊은 무력감으로 빠져들게 했고, 심지어 일어날 힘조차 없게 내팽개쳤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 정서적 심리적 위기상태
비자발적 귀국이라는 위기를 통해 겪는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상태는 대부분 다음의 과정들을 통과하
게 된다. 비자발적 귀국이라는 위기가 자신의 삶에 적응하기까지의 단계를 로라 매 가드너는 4단계로

설명하였다. 6)
제 1단계는 초기충격으로 모든 사고와 감정과 행동의 체계가 무너져 무감정, 냉담, 사고력의 감퇴가
오며, 현재의 상황을 부인하기도 한다. 때로는 감정이 통제 되지 않아 폭발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죄
책감이나 자괴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제 2단계는 고통의 실제와 씨름을 하는 단계로 아직 추방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토록 내가 사랑했던 지역, 그 지역의 사람들, 자신, 하나님께 대해 분노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의 상황
에 대해 두려움을 겪고,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탐색과 혼돈에 빠지며 심지어 집중
력 결여와 기억력의 감퇴 등의 공황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제 3단계는 여러 상황에서 오는 고통을 직면하게 되는 단계이다. 선교지, 사람들, 사역의 상실로부터
서서히 회복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자기 자신을 향한 비난으로 죄책감, 외로움, 우울증, 슬픔,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 상실, 심지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서서히 재 진입에 대해 난관을 경험하지만, 일상
으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된다.
제 4단계는 새 생활의 단계로, 내, 외적으로 재 정돈하는 과정을 밟기 시작하여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

에 더 초점을 맞추며, 하나님과 다른 사람, 또 자기 자신과 평화를 누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역할과 의
무, 가치관을 취하면서 상실의 고통과 함께 기쁨과 새로운 확신과 목적을 선택하여 적응하게 된다.
이는 비자발적 귀국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닥치는 환란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며 과정이다.

선교사의 믿음의 부족도 아니며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불신도 아니다.

3) 신체적 위기상태
아래의 빌리온 선교회 사례는 자신들의 결정이 아닌 외부의 상황에 의해 선교지를 떠난 경우로 그들
의 위기 상태를 소개한다.

(1) A선교사 : A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다. A선교사는 심지어 자

5) 로라 매 가드너, 『선교사 멤버케어핸드북』, 백인숙 송헌복 역(서울: 아바서원, 2016), 146.
6) 로라 매 가드너, 『선교사 멤버케어핸드북』, 335-338. 위기에 대한 또 다른 패턴은 충격기->후퇴-혼란기-> 조정(적응)기-> 재구성기의 과정으로 위기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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